[책마을] 머라이어 캐리가 '세계 최고 가수' 아니라고?

입력 2022-08-26 17:24   수정 2022-08-26 23:43

크리스토퍼 로이더는 독일의 소극장 공연예술가다. 라이프치히 음대와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대에서 재즈 피아노를 전공한 그는 베를린의 한 소극장에서 재미있는 음악 이야기와 재즈, 클래식 등 여러 장르의 작품 연주를 융합한 공연을 정기적으로 올린다. 2017년 튀링겐 소극장 예술상을 받았다.

로이더는 <이토록 재밌는 음악 이야기>에 공연에서 들려준 이야기들을 재치와 유머가 넘치는 문체로 옮겨 적었다. ‘모두가 뮤지션이다’란 주제로 음악의 역사와 장르, 악기, 음악이론, 작곡법과 연주법 등을 다룬 글 70여 편을 실었다. ‘믿거나 말거나’ 식의 가십성 에피소드부터 음악계 현실에 대한 진지한 비판을 담은 에세이까지 글의 성격이 다채롭다.

저자는 음역(音域)을 설명하는 글에서 목소리가 낼 수 있는 최저음과 최고음의 넓이를 기준으로 ‘세계 최고 가수’ 순위를 매긴 랭킹을 소개한다. 1위는 록밴드 건스 앤 로지스의 액슬 로즈. 피아노 건반을 기준으로 F1(첫 번째 옥타브 F)에서 B6(여섯 번째 옥타브 B)까지 약 5옥타브 반에 걸쳐 음을 냈다. 많은 사람이 1위로 예상한 머라이어 캐리는 F2부터 G7까지로 로즈에 두 음 모자란 2위였다. 프린스, 티나 터너, 휘트니 휴스턴 등이 뒤를 이었고 저스틴 비버와 케이티 페리 같은 최신 팝스타는 하위권이었다.

셋온음(트리토누스)이란 음정이 있다. 음정 도수로는 ‘증4도’ 또는 ‘감5도’다. 예를 들면 장음계의 ‘파’에서 ‘시’까지의 간격이다. 중세 유럽에서 ‘음악 속 악마’라고 불린 이 음정은 귀에 거슬려 홀대받다가 바그너가 적극적으로 음악에 도입했다. 영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삽입곡 ‘마리아’의 첫 부분이 셋온음이다.

저자는 많은 음악 입문자들이 어려워하는 음정을 비롯해 음계, 코드, 화음, 화성 등 기초적인 음악이론을 친근한 사례를 들어가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클래식이나 재즈, 대중가요 등 선호하는 장르에 상관없이 흥미롭게 읽을 만한 내용이 수두룩하다. 장르 간 연결고리가 생각보다 많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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